"연봉 1억5000만원이었는데"…증권맨들 한숨 쉬는 이유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3-27 14:37   수정 2024-03-28 09:04

이 기사는 03월 27일 14: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손님들이 뚝 끊겼어요. 저녁 장사가 안 돼요."

여의도 증권가의 식당들은 연초부터 울상이다. 무엇보다 증권사 회식이 크게 줄었다고 토로한다. 한 식당 주인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뭔지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방문이 뜸해진 손님에게 이유를 묻자 대뜸 PF 부실 이야기를 꺼내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연봉은 1억2500만원으로 한해 전보다 2200만원 넘게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평균 연봉이 2억원을 넘는 증권사들이 3곳 나왔지만 2023년엔 2억을 넘는 곳 한 곳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부동산 PF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20%가량 감소한 결과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21곳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2558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봉에는 급여, 상여금, 성과수당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해 평균 연봉은 2022년(1억4805만원)에 비해 15.2%(2247만원) 감소했다.

증권사 별로 보면 부국증권(1억9394만원) 삼성증권(1억4500만원) BNK투자증권(1억3900만원) NH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1억3800만원) KB증권(1억3500만원) 한양증권·미래에셋증권(1억3400만원) 신한투자증권(1억3300만원) 하나증권(1억2900만원) 현대차증권(1억2500만원) 등의 순으로 연봉이 높았다.

중소형사인 부국증권은 투자은행(IB) 사업부 소속 직원들을 중심으로 연봉이 높았다. 이들은 주로 PF를 비롯한 부동산 금융과 채권사업을 바탕으로 상당한 연봉을 받았다. 이 회사의 채권 부문을 담당하는 GS(글로벌 신디케이션)센터장인 배건도 상무보는 지난해 연봉으로 27억4600만원을 받았다. 이 회사 최고 연봉자다.

지난해 21개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 키움증권, 상상인증권을 제외한 17곳의 연봉이 줄었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연봉이 일년 사이 39%(8900만원)가량 줄었다. 그만큼 실적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증권사 60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5569억원(일회성 배당금 제외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20.2%(8980억원) 감소했다. 부동산 금융과 관련한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데다 PF 관련 충당금을 적잖게 쌓은 결과다.

평균 연봉이 2억원인 증권사가 이번엔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2022년에는 BNK증권(2억2800만원), 부국증권(2억2556만원), 메리츠증권(2억296만원) 등의 평균 연봉이 2억원을 웃돌았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실적이 후퇴한 점을 감안하면 평균 연봉이 2억원을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증권사 임직원 숫자도 줄었다. 증권사 21곳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2만8545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1.9%(565명) 감소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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